라이프칼럼 디지털장의사 박용선의 ‘잊혀질 권리’
과거 SNS 게시글, 취업 발목 잡을 수도…비번이 기억나지 않는다면 [박용선 칼럼]
[미디어파인 칼럼=디지털장의사 박용선의 '잊혀질 권리'] SNS도 하나의 스펙이라는 말이 있다. 누구나 다 하는 만큼 개성 있는 나만의 SNS를 관리하고 있는 취준생들에게는 조금의 가산점이 부여될 정도로 SNS가 취업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추세다.
실제 취업포털 인크루트에서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SNS가 채용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이력서에 SNS 주소를 적는 칸이 있느냐’는 질문에 22.2%가 그렇다고 응답했으며 인사담당자 10명 중 4명은 지원자의 SNS를 통해 생활모습과 인맥, 사회성까지 파악한다고 답했다.
이제는 SNS를 통해 단순히 이 회사와 관련해 어떤 대외활동을 해왔는지만을 보는 것이 아닌 평소의 언행과 가치관 등 인성적인 부분까지 종합적으로 지원자를 살펴보고자 할 때 많이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만약 과거 철없던 시절 SNS에 올렸던 게시글과 사진이 뒤늦게 발견된다면 어떻게 될까. 사회관계망 서비스인 SNS 계정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을 더이상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인터넷이 실생활에 파고든지 오래다. 이를 활용해 자신의 의견과 일상을 지인들과 공유하고 나아가 취업, 결혼 등 자신의 평판을 관리하는데도 사용되는데 자신이 어떤 곳에, 어떤 글을, 언제 적었는지를 일일이 기억해내기란 쉽지 않다.
간혹 나중에 자신이 과거에 올렸던 안 좋은 게시글을 기억한다고 해도 너무 오래된 계정이라 아이디나 비밀번호 등을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운영한 계정이라도 비밀번호를 분실해 버리면 접속이 불가능하여 글을 지울수도 계정을 삭제할 수도 없다.
실제로 과거에 다양한 SNS 계정들에 가입했지만 얼마 사용하지 않고 방치되어 로그인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계정을 가진 이들이 상당하다. 오랜 시간이 지나 아이디, 비밀번호 등을 잊어버린 것이다. 이런 경우 핸드폰 인증 등의 절차를 통해 분실된 비번을 찾곤 하지만, 대부분 핸드폰 번호가 변경되면서 인증번호를 수정하지 않아 다시 계정을 찾는 것도 힘들다. 이렇게 방치된 계정은 훗날 자신의 평판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특히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취준생들에게는 합격의 기로에서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처럼 취업과 같이 특정 시점이 다가왔을 때 자신의 인터넷 과거가 발목을 잡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잊혀질 권리를 찾고자 호소하는 이들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트위터 등의 SNS의 경우 계정삭제는 계정탈퇴와 같이 그동안의 계정에 올려진 모든 데이터를 영구적으로 완전히 삭제하는 것인 만큼 타인이 계정을 대신해서 삭제하는 것은 절대로 허용되지 않고 있다.
계정을 정리하는 것은 오로지 계정을 개설한 본인만이 가능한 절차인데, 비번을 분실한 상태이고 인증코드도 받지 못해 비번 재생성조차 어려워 로그인 자체가 쉽지 않은 경우에는 이를 대신 삭제해줄 수 있는 디지털장의사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할 수 있다.
디지털장의사는 의뢰자와의 상담 및 계정 확인 결과 삭제가 가능하다고 판정된 경우에는 계정삭제에 필요한 자료 등을 상담을 통해 검토한 후 삭제를 진행한다. 빠르면 10분 내에서 아니면 1주일 정도 소요되는 등 소요시간은 계정 상태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디지털장의사가 모든 계정을 전부 삭제처리해주는 것이 아니다. 모든 절차는 합법적인 선 안에서 진행되므로 신분세탁, 증거인멸, 알권리 침해, 명예훼손 등과 관련된 삭제 작업은 하지 않는다.
끝으로 무언가 중요한 기로에 섰을 때 무분별했던 자신의 과거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철없던 시절 언행의 잔재들이 자신을 노리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 많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는 말처럼 그 사람이 '머문 자리'를 보면 아름다운 사람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는 세상이다. 인터넷 세상에서도 아름다운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글 하나를 올려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며 신중히 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